1/7 화요일 로지브릿지 뉴스레터입니다
지성은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다.
- 스티븐 호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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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 관계자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분은 물류 산업에 여전히 "숨은 고수"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이들은 독특한 물류 루트를 확보하거나, 동일한 루트를 이용하면서도 선사로부터 상당히 유리한 운임을 받아내며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낸다고 했습니다. 그 비결은 명확히 알 수 없지만, 각자만의 영업 노하우와 비밀스러운 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반면, 디지털 포워딩 플랫폼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이유는 선사와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맺어온 포워더들이 플랫폼에서 자신들이 받은 운임보다 더 낮은 운임이 공개될 경우,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선사의 신뢰를 기반으로 구축된 관계에서 이런 상황은 파트너사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실제 적용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선사의 운임이 시시각각 변동하여, 특정 운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라면 어떨까요? 이와 관련해 저희는 인공지능(AI)를 도입해 실시간으로 상품 가격을 조정하는 테무(TEMU)에서 그 힌트를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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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프라이싱
다이나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은 수요와 공급, 경쟁 상황, 시간, 고객의 구매 패턴 등 다양한 변수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가격을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전략입니다. 이 기술은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가격을 변화시킴으로써 기업의 매출을 극대화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테무는 MD(상품기획자) 대신 AI를 활용해 소비자별로 맞춤 가격을 제시하는 다이나믹 프라이싱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구매자의 위치, 과거 구매 이력, 검색 기록, 구매 시간대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동일한 상품이라도 고객마다 다른 가격과 할인율을 적용하며, 특정 시간대나 조건에 따라 가격을 인상하거나 추가 할인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은 재고 관리와 매출 최적화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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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에서는
우선 근거리 배달 부문부터 살펴보면, 배달 시장에서는 현재 다이나믹 프라이싱이 적용되지 않고 고정된 수수료 구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배달 수수료는 크게 중개 이용료, 결제 수수료, 그리고 배달비로 구성되며, 중개 이용료는 주문 금액의 일정 비율로 책정되고, 결제 수수료는 결제 방식에 따라 소폭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배달비는 거리, 지역, 시간대 등의 조건에 따라 변동되지만, 이는 플랫폼마다 사전에 정해진 요율에 따라 조정되는 방식으로,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을 반영해 변화하는 다이나믹 프라이싱과는 다릅니다. 이런 체계는 운영의 안정성을 제공하지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은 어려운 구조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택배 시장의 수수료 체계를 살펴보면, 택배는 본사에서 대리점 혹은 협력사를 거쳐 최종 배달기사에게 연결되는 구조로 운영됩니다. 일반적으로 택배 한 건당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지급받는 형태이며, 이 수수료는 물량의 규모, 거리, 배송의 편의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협상을 통해 정해집니다. 다만, 이는 다이나믹 프라이싱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수수료 체계는 대리점이나 구역마다 약간씩 다를 수 있지만, 중량, 거리, 부피 등이 구체적으로 체계화되어 세분화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실제로 택배기사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도 부피와 무게에 관계없이 동일한 수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벼운 액세서리와 부피가 큰 화장지를 배송해도 동일한 수수료를 지급받는 구조는 수익의 공정성이나 효율성 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류의 허리로 불리는 미들마일 구간에서도 다이나믹 프라이싱이 도입되지 않고 있으며, 주로 고정된 요율이나 사전 협상에 의해 운임이 결정되고 있습니다. 이 구간에서 운임을 책정할 때는 다양한 요인이 고려되지만, 이러한 변수들이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않아 시장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운임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차량 종류(적재 용량, 냉장/냉동 여부 등), 화물의 특성(유리 제품, 식품 등), 상·하차 시 요구되는 조건(긴급 운송 여부, 왕복 여부 등), 지역적 특징(도시와 시외 간의 거리 등), 운송 경로와 시간(직선 거리와 실제 경로 소요 시간), 그리고 운송 시점(주말, 공휴일 여부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요소들은 자동화되지 않은 방식으로 개별적으로 다뤄지고 있죠. 물론 일부 플랫폼 주선 사업자가 다이나믹 프라이싱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큰 효과는 없는 것으로 보이죠.
해상운송 부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전히 대다수 선사들이 전통적인 고정 운임 체계를 고수하고 있으며, 다이나믹 프라이싱이 널리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물류기업 머스크(Maersk)는 다이나믹 프라이싱 기술로 볼 수 있는 웹 기반 견적 시스템을 통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운임을 자동으로 산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러한 시스템은 수요와 공급의 변동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제공합니다. 또한, 최근 각 선사들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운임 견적을 산출하고, 스케줄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어, 점진적으로 해운 부문에서의 운임 조회와 스케줄 확인, 유연한 견적 변동 체계가 자리 잡아갈 것으로 관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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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물류사업을 확대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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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만드는 운임
물류산업에서 다이나믹 프라이싱이 도입된다면, 산업의 구조적 특성을 고려해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특히 센서와 AI 기반 기술의 도입은 물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여 더욱 정밀한 운임 산출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도구가 될 것입니다. 배송 기사의 유니폼에 부착된 센서를 활용하면 배송 과정에서 화물의 부피와 중량을 자동으로 측정할 수 있으며, 이러한 데이터는 정확한 운임 산출의 기초가 됩니다.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배송 거리와 배송 횟수 같은 기본 변수뿐만 아니라 계절적 요인, 공휴일, 심야·새벽 시간대와 같은 추가적인 변수까지 반영해 유연하고 정교한 운임 체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부피와 중량 데이터는 화물이 차지하는 실제 공간과 운송 부담을 정량적으로 나타내는 핵심 요소로, 이를 기반으로 배송 거리와 연동하면 화물 특성에 비례한 합리적인 운임 책정이 가능해집니다.
또한, 계절적 요인과 시간대별 할증 체계도 정교하게 설계될 수 있습니다. 성수기에는 할증 운임이 적용되고, 비수기에는 할인 운임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공휴일이나 심야, 새벽 시간대에는 희소성에 따른 추가 보상이 가능하며, 폭설이나 폭우 같은 악천후 상황에서 운송 난이도를 고려한 특별 할증도 적용될 수 있고요.
센서 기술은 운임 산출뿐만 아니라 배송 기사들의 건강 관리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센서를 통해 기사들의 심박수, 체온, 스트레스 지수와 같은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면, 과로로 인한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시간 운행으로 인해 과로가 우려될 경우 작업량을 조정하거나 긴급 휴식을 권고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사들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고, 중대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러한 센서 기반 데이터는 물류 서비스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습니다. 운임 산출 근거를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화주와 운송 기사 간의 신뢰를 높이고, 기사들의 근로 환경을 개선하며,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나아가, 물류 산업 전반에서 다이나믹 프라이싱과 데이터 기반 관리를 결합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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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FI, BDI 대신에
미들마일 구간에서도 데이터 기반 운임 산정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2022년 11월, 티맵모빌리티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미들마일 운송 분야에서 협력하여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을 실시간으로 책정할 수 있는 다이나믹 프라이싱과 AI 기술을 활용한 배차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통해 보다 저렴하고 신속한 운송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며, 라스트마일 분야에서도 TMAP 플랫폼을 활용한 주문 접수와 다양한 배송 모델 개발에 적극 협력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러한 협업은 아직 구체적인 진척 상황을 확인하기 어렵지만, 데이터 기반 다이나믹 프라이싱 전략이 어느 정도 가시적 성과를 보인다면, 미들마일 영역에서도 데이터에 기반한 운임 결정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해운 부문에서도 앞서 언급한 것처럼 머스크의 주도적인 디지털화와 혁신이 다른 선사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해운업 전반에서 투명한 운임 공개와 다이나믹 프라이싱 같은 형태가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다양한 변수와 복합적 요소를 반영한 운임 변동 체계가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화주와 고객들에게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운임 체계를 제공하며, 해운 산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차별화된 접근은 트럼프 2기에서 예상되는 해운 산업에 대한 규제와 제재를 방어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데이터에 근거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운임 산출 방식은 투명성을 담보하며, 다양한 외부 요인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운임을 조정하는 방식은 시장 원리에 충실한 접근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가 변동, 달러 환율, 지정학적 리스크, 기상 상황 등 글로벌 물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뿐 아니라, 탄소 배출량과 같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요소를 포함하는 방식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화물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이를 운임에 반영하거나 고객에게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환경적 책임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데이터 기반 다이나믹 프라이싱 전략은 단순히 선사와 화주 간의 신뢰를 강화하는 것을 넘어, 정책적 압박 속에서도 해운 산업의 독립성과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ESG 요소를 통합한 운임 체계는 기업이 환경 규제와 지속 가능성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에서 보다 투명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한편, 항공 여객 부문은 이미 보편적으로 다이나믹 프라이싱 기술이 접목되어, 점진적으로 화물 부문에서도 그 영향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경직된 운임 체계를 가진 철도 역시 최근 해운과 결합해 중앙아시아까지 연결된 복합운송 실증 성공을 시작으로 다양한 요금 체계와 서비스 형태의 확대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물류 산업에서 운임 결정 방식을 더욱 정교하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활용해온 SCFI(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나 BDI(발틱 건화물 운임 지수)와 같은 지수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다이나믹 프라이싱 체계는 화물의 특성과 실시간 상황을 반영하여 운임 변동 폭을 더욱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실제 운임의 변동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러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물류 기업의 차별화 요인이자,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 물류센터 공실을 채우기 위한 운임 정책도 더욱 세분화되어 변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정 시간대, 계절, 상품군에 따른 공실률을 실시간으로 반영한 탄력적인 운임 정책이 도입될 수 있으며, 이는 물류센터 운영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극대화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결국, 다이나믹 프라이싱은 물류 운송뿐만 아니라 물류센터의 공간 활용까지 포괄하며 물류 산업 전반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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