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용적 부담 가중
최근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대규모 원유 감산 계획을 밝혔습니다. 오는 7월부터 하루 100만배럴 규모의 원유 감산에 들어간다는 건데요. 또한 전 세계 원유의 약 40%를 생산하는 OPEC+는 2024년부터 하루 140만배럴을 추가 감산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결국 유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요소가 되겠죠. 항공사 입장에서는 항공유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을 뜻합니다.
또한 항공산업은 금리와 환율에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인데 미국이 최근 금리를 꾸준히 인상해왔습니다. 항공사들은 보통 리스(대여) 하고 매달 리스료를 지불하는 형태로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금리가 인상될수록 리스료도 같이 올라가게 되거든요. 아시아나항공은 대부분 운용리스(초기 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매달 리스료 지불) 형태로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내야 하는 리스료도 높습니다. 또한 리스료를 상환할 때는 대부분 달러로 지급하게 되면서 환율이 개입되는데, 현재는 많이 안정화됐지만 여전히 원달러 환율이 높은 것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 그렇게 다 줘버리면
가장 중요한 핵심은 슬롯(시간당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횟수)입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면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로, 미국, 영국, EU, 일본, 중국 등 모두 합병을 하려면 우리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습니다. 현재 영국, EU, 중국은 우리 대한항공에 대해서 조건부로 승인한 상태인데, 여기서 조건은 슬롯을 반납해야 한다는 겁니다. 알짜배기 노선에 대해서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말이죠.
결국 중국이나 EU, 영국 등의 국가는 이익을 챙기면서 결합을 승인하겠다는 겁니다. 근데 미국이라는 복병이 나타났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미국으로 오고 가는 노선에 대해서 대한항공이 시장점유율을 더욱 많이 가져가니까 경쟁을 제한하고 독점할 우려가 있다고 봤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대형 항공사가 생기게 되고, 특정 노선에 대해 여객과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을 독점하게 되면 운송 경쟁력이 하락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겁니다. 이는 결국 미국 소비자들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는 결과로 다가온다는 거죠. 또한 미국에도 현재 3대 항공사(아메리칸 항공, 델타 항공, 유나이티드 항공)가 존재하는데 합병 과정에서 슬롯을 반납하게 되면 이 항공사들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고요.
그런데 대한항공의 조원태 회장은 최근 모든 것을 희생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미국과 EU를 설득하기 위해 슬롯을 더 포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때문에 합병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 거죠. 이 모든 것을 종합해봤을 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의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