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에 접어들며, 그동안 한국 경제의 한 축이었던 오일항의 역할이 이제는 과거처럼 이어지기 어려워졌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석유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RE100 같은 이니셔티브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이 화석연료 대신 친환경 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의 경제 모델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동안 우리의 항만은 오일항으로서 엄청난 물동량을 소화하며 한국 경제를 떠받쳐 왔습니다. 그러나 탄소중립과 ESG 경영이 화두가 된 지금, 한국석유공사(KNOC)의 최근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한국의 원유 수입량은 감소 추세를 보이며 오일항으로서의 역할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합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대안 중 하나는 할랄푸드 공급망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것입니다.

먹거리는 의식주 중에서도 인간 생존을 위해 반복적으로 소비되는, 물류에서 효자와 같은 품목입니다. DinarStandard에 따르면, 2027년까지 할랄푸드 시장 규모는 약 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무슬림 인구는 약 18억 명에 달하며, 2030년에는 22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할랄푸드는 꾸준히 소비되는 필수 소비재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한국의 새로운 수출 모델로서 할랄푸드 시장이 적합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특히 할랄푸드 수요가 높은 주요 국가들을 살펴보면, 그 시장 규모와 성장 가능성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중동 지역 할랄푸드 수입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고품질의 할랄 인증 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 한국 제품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또한, 한국은 이들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신속한 공급이 가능합니다.

• 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무슬림 인구가 많아 할랄푸드 수요가 매우 큰 시장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 할랄 인증 식품의 안정적인 수입이 필수적입니다.

• 유럽 및 북미: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국가와 미국, 캐나다에서도 무슬림 인구가 증가하면서 할랄푸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의 할랄푸드 시장은 약 660억 달러, 북미는 약 2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한국의 할랄푸드 제품이 이들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