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의 역대급 실적

◆조철휘 : 네이버와 카카오의 매출이 큰 폭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네이버의 예상 실적이 나왔는데 코로나19 기간 4년 동안 2020년 매출 5조원대에서 2023년 10조원 정도까지 상승했더라고요. 네이버가 이렇게 실적이 오른 이유가 무엇인가요?

◆마종수 : 네, 생각보다 견조하게 올라간 것 같아요. 매출은 지난해 마감 기준, 약 9조6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7.6% 성장, 영업이익도 약 1조4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4.1% 성장했습니다. 특히 EBITDA(감가상각전 영업이익) 기준으로 보면 2조1천억원이 나왔고요. 투자나 R&D 등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지출되는 부분이 있어서 이 부분을 조금씩 줄여나간다면 영업이익이 2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이 되겠죠.

◆조철휘 : 역시 네이버의 강점은 영업이익이 2019년부터 거의 1조원대를 유지한다는 겁니다. 해외사업도 많이 펼치고 있다는 점도 네이버의 강점이 되겠고요.

◆마종수 : 네이버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국내와 해외 어느 쪽으로 비중을 가져가고 있는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인 것 같아요. 또한 네이버는 쿠팡과 더불어 우리나라 이커머스 양대 산맥이기 때문에 커머스 부문만 별도로 보면요. 지난해 매출은 2조5천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대비 30% 아래입니다. 나머지는 IT, 네이버페이, 비 이커머스부문에서 매출이 나온 거기 때문에 커머스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년 대비 41%가 신장했거든요. 큰 폭입니다.

스토어, 포시마크 등의 매출이 증가했고, 수수료 매출이 대부분이거든요. 그것만으로 2조5천억원 가까운 기반을 만들어냈다는 겁니다. 다만, 수수료 매출이기 때문에 전체 거래액을 보셔야 하는데요. 50만개 이상의 스마트스토어가 있고, 포시마크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편입 등 다 합쳤을 때 네이버의 2023년도 전체 거래액, 네이버라는 플랫폼에서 개인들, 업체들이 직접적으로 사고, 판 금액은 47조8천억원입니다. 전년 대비 10% 넘게 성장했어요. 나름대로 고성장이죠.

✔ 포시마크는 신의 한 수

◆마종수 :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게 포시마크입니다. 포시마크는 북미지역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8천만명 이상 지역 단위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고, 인스타그램처럼 사진이나 스토리를 올리면서 공감대를 얻는 소셜커머스죠. 거기에 중고거래 기능을 결합해 우리나라의 당근마켓 같은 형태로 진화된 거고요.

포시마크를 지난해 초, 1월에 2조3천억원 정도, 큰돈으로 인수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 수가 됐던 것 같아요. 포시마크는 인수되면서 적자가 1년에 1천억원대에 육박하다가 지금은 줄어서 EBITDA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흑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흑자로 전환될 것 같고요. 이 포시마크까지 합친 거래액이 47조원이 넘어간 겁니다.

이 포시마크를 제외하고 국내만 기준으로 본다면 사실 전년과 큰 차이가 없어요. 5% 아래로 성장했기 때문에 쿠팡이 아직 발표는 안 했지만, 1위 자리가 더욱 확고해질 것 같습니다. 국내 사업만 본다면 네이버는 거래액에서 쿠팡보다 조금 더 정체된 2위 자리를 차지할 것 같아요.

◆조철휘 : 네이버는 국내 플랫폼 시장에서 경쟁자가 많기 때문에 점유율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고요. 몇 년 전부터 해외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었습니다.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모델이나 고객층을 확대했고요. 최근 저성장, 소비가 침체된 상황에서 중고거래라는 타이밍도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서 성장동력에 플러스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마종수 : 그렇죠. 소비시장이 침체된 상황이기 때문에 고가, 명품시장이 많이 꺼지지 않았습니까. 국내에서도 발·트·머(발란, 트렌비, 머스트잇)라고 불리는 3대 명품플랫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요. 그래서 지금 신의 한 수라는 게 네이버는 고가의 패션이나 명품이 아니었거든요. 포시마크는 북미 최대의 C2C(개인 간 거래) 중고거래 플랫폼입니다.

이미 국내에는 크림(KREAM)이라는 한정판 중고거래 플랫폼이 있고, 수수료 이익이 나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거기에 빈티지시티라고 불리는 일본 중고거래 플랫폼, 베스티에르라는 유럽 중고거래 플랫폼 등 이들을 이용해서 전 세계 MZ세대들을 하나로 묶는 전략이 유효하게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조철휘 : 최근 편의점에 위탁으로 맡기는 중고거래 상품들이 많다고 합니다. 갖고 있는 제품들 중 중고로 내놓는다거나, 지속적으로 물동량이 증가하는 걸 보면 이런 시장이 당분간 활발할 것 같습니다.

✔ 커머스-콘텐츠 구조

◆마종수 : 온·오프라인을 그런 방식으로 연계할 수도 있고, 온라인에서는 중고거래 플랫폼 중 글로벌 선두를 달려가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를 하면서 플랫폼의 AI, 마케팅솔루션을 고도화시켰기 때문에 그 기술들을 인수했던 포시마크와 같은 플랫폼들에 접목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고요.

또 하나는 네이버가 가장 잘하는, 전체 매출에서 30%를 제외한 나머지는 웹툰, K-POP, 콘텐츠, 검색 등 많지 않습니까. 특히 ‘왓패드’와 같은 소셜사이트, 만화 등을 지금 인수했던 플랫폼들의 MZ세대에 접목하면서 C2C 플랫폼을 중심으로 커머스-콘텐츠 소비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네이버의 올해 전략을 보면 패션 쪽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승기를 잡아가기 위해 업계에서는 국내 여성 패션 버티컬 플랫폼 1위 기업 에이블리를 인수를 모색하고 있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어요. 만약에 인수하게 된다면 어마어마한 파장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20~30대 여성층을 거의 완벽하게 잡고 있는 에이블리가 네이버와 결합된다면, 쿠팡은 특히 패션이 약하기 때문에 약점을 파고들 수 있고요.

그리고 IT기업 중 라이벌이 카카오였는데, 카카오는 여성 패션 중 지그재그를 인수하기도 했죠. 아직 가정이지만, 에이블리를 인수한다면 카카오도 위협을 느낄 수 있고, 패션을 중심으로 해서 국내와 글로벌의 중저가, 중고거래 위주로 새로운 판을 짜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조철휘 : 네이버는 이미 아세안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에 그 네트워크 안에, 일본을 포함해서 다양한 국가로 확대 중인 에이블리가 합쳐진다면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