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쿠팡의 로켓배송 수수료는 15%대였으나, 현재는 40~60%대까지 급증했습니다. 네이버의 수수료가 10%대 이하임을 감안하면, 쿠팡에서 2~3배 이상 판매해야 경쟁사 대비 수익을 맞출 수가 있는 거죠. 특히 생활용품, 패션 등의 카테고리는 각종 장려금과 프로모션 비용 등 마진율이 60% 이상인 품목이 다수 존재합니다.

물론 쿠팡도 네이버의 마켓플레이스 방식으로 상품 배송을 셀러들이 책임지고 상품 노출만 시켜주는, 10%대의 판매수수료만을 받는 쿠팡윙스라는 제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로켓배송, 최근 쿠팡이 주력 비즈니스로 성장시키고 있는 로켓그로스 입점 상품 외에는 상품 경쟁력이 우수하더라도 쿠팡에서 고객에게 노출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판매자들은 높은 수수료를 부담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참고로 쿠팡 로켓그로스는 쿠팡에서 판매자로켓(구 제트배송)이라는 배지가 달려서 노출이 되고 있는 상품들인데 쿠팡에서 직매입하지는 않고 물류센터에서 셀러들의 상품을 위탁으로 보관하며 재고관리와 배송서비스를 대행하는 풀필먼트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이 또한 평균 수수료율이 30~40%를 넘는 고수수료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이슈는 판매장려금 등 각종 부가수수료 문제입니다.  현재 국내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대부분의 장려금이 사라진 것과 대조적인 모습인데요. 쿠팡이 대규모유통업법을 피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장장려금, 상품체험단, 키워드광고 등 준조세 형태의 각종 장려금 관리가 문제입니다. 쿠팡에 입점해 있는 셀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달에 천만원을 팔아도 정산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상품 마진으로 5백만원, 각종 수수료, 특히 AI 키워드 광고비는 정확한 계산조차 불가합니다.

성장장려금의 경우 비교 기간 대비 쿠팡 매입액이 일정액 이상 늘어나면 증가된 구간에 따라서 연동해서 증가되는 구조인데요. 증가된 부분에만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납품액에 부과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업체에는 오히려 매출 증가가 독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쿠팡의 정책상 연간 매출 30억원이 초과하는 셀러의 경우에는 성장장려금 등 각종 수수료가 자동으로 적용되는 대형 셀러군에 포함되기도 하는데요. 이 때문에 더 많이 팔 수 있지만 스스로 월 매출을 2억원 정도에서 멈추는 업체들도 있을 정도고, 네이버로 탈주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죠. 중견기업이 대기업이 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다이내믹프라이싱(Dynamic Pricing)은 업체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인기상품을 온라인 최저가로 판매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가격을 인하시키고, 마진 차액을 협력업체에게 차기 주문 시 원가에 부담시키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거든요. 협력업체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거절해야 하지만 실제 을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쿠팡 BM(Business Manager)의 납품가 인하 요구를 거절하기는 어렵습니다. 게다가 로켓배송인 직매입 상품은 쿠팡 센터에서 매입을 잡는 순간 소유권이 쿠팡이 되므로 반품이 불가하고, 가격 인하 시 보상 요구가 불가하기 때문에 심각한 이슈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부 BM들이 PPM(Pure Product Margin, 상품 당 쿠팡에 보장하는 최소 마진) 제도 시행 이후 실적 압박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BM도 쿠팡도 이런 일은 절대 없어야 합니다. 특히 BM들은 회사를 위해서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이고, 나중에 법적인 문제가 생겨도 회사에서 지켜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건 큰 오산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 대부분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들은 장려금이나 프로모션 비용 등의 정책을 거의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한 상태인데요. 기존에 관행처럼 수수해왔던 판매장려금이나 성장장려금 등을 페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단광고비조차 협력업체와 유통업체가 절반씩 부담하여 발행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부담 중의 하나인 물류비도 국내 대형마트들은 쿠팡처럼 상품을 직매입하여 센터에서 일정 기간 보관 후 주문에 맞춰서 배송하는 DC(Distribution Center) 상품들의 경우 유통업체 소유로 판단하는 공정위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협력업체에 물류비를 수수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마트의 경우 심지어 당일 입고 후 바로 통과되는 TC(Transfer Center) 상품들의 물류비까지 포함하여 모든 물류비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대형마트들은 이러한 비용들은 일정 부분 상품원가에 녹여내고 있지만 이전보다 유통업체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협력업체의 부가수수료 비용 부담이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쿠팡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수년 전에 폐지했던 각종 장려금제도를 다시 부활시키고 있는 겁니다. 

쿠팡의 결제대금 지급기한은 60일로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를 통틀어서 최장기간입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에서는 직매입 구조로 판매 후 반품까지 책임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급이 지연되는 거라고 주장하는데요. 직매입은 매입을 잡는 순간부터 반품은 매입업체가 책임져야 하는 구조이므로 설득력이 약하다고 봅니다. 게다가 직매입(로켓배송)이 아닌 마켓플레이스 셀러의 자체 판매 상품조차 일부는 대금 지급이 최장 한 달까지 유예되고 있어 네이버, 이마트 등의 경쟁업체들과 비교가 되는 모습인데요.

물론 대규모유통업법에 의하면 대금 지급유예 최대 기한은 60일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상생의 관점에서 볼 때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기업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건데요. 이는 쿠팡의 사업구조에서 대금 지급을 최대한 늦추지 않으면 현금흐름을 플러스로 만들 수 없다는 반증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대금 지급이 이렇게 늦어질 경우 납품업체들의 흑자부도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쿠팡에 입점하고, 2억원을 판매해 대박이 났더라도 대금 지급이 지연된다면 이 기간 동안 운영자금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게 되는 거죠. 이런 부분 때문에 최근 다른 유통업체들에서는 셀러들과 상생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결제에 2일에서 최대 7일이 소요되고 있으며, 이마트도 최근 30일에서 15일까지 줄여 상생경영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쿠팡의 월간 직매입 상품 대금은 2조원에 육박하는데요. 마음먹고 매 분기 마지막 한 달만 매입을 조금 막고 기존 재고를 판매하기만 해도 분기 1천억원의 흑자는 순식간에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미 지난해 12월, 대금 지급을 45일에서 60일로 늘렸을 때 현금흐름이 좋아졌고요. 때문에 최근 들어 매 분기 1천억원대의 흑자를 기록하는 것이 실제인지, 환상인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쿠팡은 지난해 하반기 쿠팡파이낸셜을 설립해 금융업으로의 진출을 모색했는데요. 운영자금이 필요한 셀러들에게 대금을 선지급하고 채권할인 방식으로 추가 수익모델을 구상 중인데, 셀러들의 경우 추가적인 수수료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습니다.

✔ 반 쿠팡연대 부각

네이버 도착보장은 대표적인 쿠팡의 경쟁자로 불리는데요. 네이버의 물류연합군인 NFA를 통하여 CJ대한통운, 파스토, 품고 등에서 일 40만건 이상의 셀러의 상품을 익일배송하고 있습니다. 또한 쿠팡은 직매입 형태이기 때문에 재고관리, 폐기비용이 급증할 수 있지만, 네이버는 직매입이 아닌 오픈마켓 형태이므로 경쟁자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납품업체와의 갈등도 잠재적 리스크입니다. 쿠팡은 최근 CJ그룹, LG생활건강 등 대체 불가능한 국내의 탑 브랜드 제조기업들과 마찰 지속으로 상품 공급에 차질을 빚는 중인데요. 제조 대기업들은 현재 쿠팡의 시장장악력을 우려하여 네이버, 이마트 등과 반 쿠팡연대를 결속하고 장기전 체제로 대치 중입니다. 네이버나 이마트와 같은 리테일러들이 가격할인, 공동기획상품 개발 등으로 상대적인 혜택을 보고 있다는 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목해 봐야 합니다.

⦁ 2023.09.08 금요일 뉴스레터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