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시장에 가 보면
시끌벅적한 소리와
비릿비릿한 내음새,
비로소 살아 있는 사람들의
냄새와 소리들,
별로 살 물건 없는 날도
그 소리와 냄새 좋아
시장길 기웃댄다.

- 나태주 - 

대형마트, 편의점, 이커머스 등 유통채널이 다양해지는 와중에,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망원시장은 여전히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특히 40대 이하 젊은층의 비중이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다양한 연령층이 즐겨찾는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7일 저희는 망원시장을 방문해 점심 식사도 즐기고, 시장 곳곳을 둘러보며 물건도 구매하며, 이 시장이 지닌 매력이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게 앞에 줄을 서 있었는데요. 평일임에도 시장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상인과 소비자가 붐비는 모습이 생동감이 넘쳤습니다. 

옆 테이블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식사를 즐겼고, 시장 곳곳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인천공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때문인데요. 망원시장은 한국관광공사에 소개가 될 정도로,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망원역에서도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인지, 평일 낮 시간대에도 20~30대 젊은 커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실제로 홍대에서 합정과 망원으로 이어지는 길은 도보로 이동이 가능할 정도로 인접해 있으며, 젊은층에서는 데이트코스로도 유명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망원시장을 검색해보면 게시물이 15만개에 달할 정도로 정말 많은 분들이 방문 후기를 남기며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또 이날 유명 연예인이 망원시장을 방문해 방송을 촬영하고 있었는데요. 망원시장 김진철 상인회장에 따르면 유명인들이 자주 이 시장을 방문해 시장이 자연스레 홍보되는 효과도 크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간판이 현대화되어 정비가 되어 있는 점이나, 소비자들이 이동하는 통로가 다른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게 정돈이 된 것 같아 이동의 편의성도 높아보였습니다. 저희는 조금 더 자세한 시장의 부흥 이야기를 청취하고자, 망원시장 상인회 김진철 회장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안녕하세요. 망원시장의 특이점, 또 주로 방문하는 연령층이 궁금해요.

안녕하세요. 망원시장상인회 김진철입니다. 망원시장에서 25년 정도 장사를 하고 있어요. 저희 망원시장의 좀 다른 점이라면, 시장이 일자형으로 돼 있어서 굉장히 정비가 잘 되어 있고, 시각적으로도 보기가 좋아요. 또 시장의 층고가 높기 때문에 답답한 감이 없습니다. 저희 시장을 방문하는 연령대는 20대부터 노년층까지 굉장히 다양해요. 40대를 중심에 놓고 본다면, 40대 이하가 절반 정되는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천공항과 가깝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도 굉장히 많이 와요. 한국관광공사에서도 저희 시장을 관광지로 소개해주는 것 같더라고요. 외국인들이 우리 망원시장을 많이 오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Q. 전통시장이 이렇게 활성화될 수 있었던 배경이 궁금해요.

저희 망원시장은 2012년을 전후로 해서 역사가 바뀌는데요. 이 무렵 홈플러스와 갈등을 빚어요. 결과적으로 상생합의를 통해서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매장을 철수하게 되는데, 그 이후로 망원동 곳곳의 골목이 되살아 났어요. 골목 곳곳에 예쁘고 아기자기한 가게가 많이 생겼고, 지금은 망리단길이라고 이름 붙어서 곳곳에 젊은층이 선호하는 가게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젊은층이 유입되면서 데이트도 즐기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인증샷도 남기는 그런 명소가 됐습니다. 저희 망원시장도 조금 더 청결하고 깔끔한 모습으로 현대화를 이뤘고, 유명 연예인들도 많이 방문하면서 자엽스럽게 홍보가 됐고,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찾는 그런 선순환 구조가 마련이 됐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또 젊은 상인들이 유입이 되어서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시장이 점차 활성화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시장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노점과의 갈등은 없었나요? 

저희는 노점과 갈등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노점들을 똑같은 상인으로 인정하고 서로가 합심해서 힘을 합하고 있어요. 일심단결해서 움직이고 오히려 노점이 있기 때문에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는 측면도 있거든요. 상인들도 상인회 의견에 적극적으로 따라주기 때문에 저희 시장은 노점과 갈등이 없이 잘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Q. 젊은층이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망원시장에는 맛집도 많고, 또 레트로풍의 전통시장 고유의 풍미를 즐기기 위해서 오는 것 같습니다.  또 망리단길이 있잖아요. 젊은층이 좋아하는 예쁜 가게들이 많습니다. 지금은 시장 곳곳에 맛있는 먹거리가 많아져서 정말 풍성한 먹거리를 맛 볼 수 있는 명소가 됐습니다. 특히 젊은 상인들이 도전적으로 특별한 아이템을 갖고 인테리어나 제품의 특성을 잘 살리는 마케팅을 하니까 우리 망원시장이 활성화되는 것 같습니다. 또 망원역이 인접해 있고, 홍대나 한강도 가까워서 접근성이 좋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리고 먹거리 점포가 활성화되면서 실내에서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아지고, 손님을 유입하기 위해 인테리어 등을 하면서 깔끔한 점포가 많이 생겼습니다. 다만 1차 상품을 파는 점포가 점차 사라지고 있어서 그런 부분은 상인회 회장으로서 조금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요즘 시대에 불친절하면 소비자들이 안 오잖아요. 그래서 상인들이 고객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편의성도 개선해서 지금은 거의 모든 매장이 카드결제가 가능해요. 전통시장 중에는 저희가 최초로 카드결제 시스템을 구비했고, 지금은 카카오페이나 삼성페이, 제로페이 등 다양한 결제수단으로 지불이 가능합니다. 만약 소비자와 상인간에 갈등이 있더라도, 저희 상인회가 100% 소비자 입장에서 중재를 하고, 이후 상인들과 대화를 통해 잘 수습이 될 수 있도록 저희 상인회가 앞장서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제가 25년 동안 망원시장에서 장사를 했는데, 25년 전에 방문했던 분들이 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서 손주와 함께 장을 보러 옵니다. 망원동은 아파트보다 다세대나 빌라가 많아요. 캐리어를 끌고 도보로 시장을 보러 오는 분들이 많죠. 접근성이 좋기도 하지만 맛있는 음식도 많고, 또 저렴하잖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세월이 지나도 꾸준히 찾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저희 시장의 상인들, 또 자영업자를 나무의 잔뿌리에 비유해요. 잔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튼튼하게 자랄 수 있거든요. 그래야 나라도 더 건강하고요. 앞으로도 저희 망원시장을 많이 사랑하고 방문해 주세요.